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판단은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아래 내용은 대한민국 저작권법을 기준으로 합니다.
악보를 스캔해 도구에 올리는 일은 기술적으로는 간단하지만, 법적으로는 생각해 볼 지점이 있습니다. 어디까지가 괜찮고 어디부터 문제인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악보에는 저작권이 두 겹 있다
흔히 놓치는 부분입니다. 한 장의 악보에는 서로 다른 권리가 겹쳐 있습니다.
| 층 | 보호 대상 | 권리자 |
|---|---|---|
| 음악 저작물 | 멜로디, 화성, 리듬 그 자체 | 작곡가, 작사가 |
| 편집·출판 | 편곡, 운지 표기, 조판 디자인, 해설 | 편곡자, 출판사 |
그래서 곡 자체의 저작권이 만료되었어도 그 악보를 그대로 복제하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베토벤 곡의 저작권은 오래전에 소멸했지만, 특정 출판사가 새로 조판하고 운지를 붙인 악보에는 별도의 권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대중가요 코드 진행만 적어둔 메모는 상황이 다릅니다. 코드 진행 자체는 아이디어에 가까워 저작물로 보호받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다만 멜로디를 함께 적으면 명백히 음악 저작물의 복제입니다.
보호 기간과 공유 저작물
현행법상 저작재산권은 저작자 사망 후 70년까지 보호됩니다. 공동저작물은 마지막으로 사망한 저작자 기준입니다.
| 구분 | 상태 | 예시 |
|---|---|---|
| 보호 기간 만료 | 자유 이용 가능 |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등 고전 작품 |
| 보호 기간 중 | 허락 필요 | 현대 대중가요 대부분 |
| CC 라이선스 | 조건부 이용 가능 | 일부 창작자가 공개한 악보 |
| 본인 창작 | 자유 | 직접 만든 곡 |
IMSLP(Petrucci Music Library)는 보호 기간이 만료된 클래식 악보를 대량으로 공개합니다. MuseScore나 Mutopia Project에도 자유 이용 가능한 악보가 있습니다. 다만 각 악보마다 라이선스 조건이 다르니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
저작권법에는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 규정이 있습니다. 영리 목적이 아니고 개인적으로 또는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에서 이용하는 경우, 저작물을 복제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일반적으로 아래와 같은 요건이 함께 고려됩니다.
- 영리 목적이 아닐 것
- 개인적 이용 또는 가정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일 것
- 이용하는 사람이 직접 복제할 것
- 공중이 사용하도록 설치된 복사기기에 의한 복제가 아닐 것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는 매우 좁게 해석됩니다. 가족이나 극히 소수의 친밀한 관계 정도이며, 동호회, 학원 수강생, 밴드 멤버 전체는 대체로 이 범위를 넘는 것으로 봅니다.
코드 다이어그램을 붙이면 2차적 저작물인가
ChordSticker 같은 도구로 만든 결과물의 성격을 생각해 봅시다.
원본 악보 이미지 위에 운지법 그림을 얹은 결과는 원본을 그대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음표, 오선, 가사, 조판이 모두 남아 있고 코드 글자 위에만 그림이 추가됩니다. 따라서 이는 원본의 복제물에 가깝고, 여기에 새로운 요소가 더해진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다이어그램을 붙였다고 해서 원본 악보의 저작권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결과물을 배포하려면 여전히 원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내가 가공했으니 내 것"이라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다이어그램 자체는 어떨까요? 코드 운지법은 사실 정보에 가깝습니다. "C 코드는 5번 줄 3프렛, 4번 줄 2프렛, 2번 줄 1프렛"이라는 것은 창작이 아니라 물리적 사실의 기술입니다. 따라서 다이어그램 그림 자체에 강한 저작권이 붙는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상황별 판단
실제로 자주 발생하는 상황들입니다. 확정적인 답이 아니라 위험도의 정도로 이해해 주세요.
| 상황 | 일반적 판단 |
|---|---|
| 내가 산 악보를 스캔해서 변환하고, 나 혼자 연습에 쓴다 | 사적 이용 범위로 보는 것이 일반적 |
| 변환한 이미지를 내 태블릿에 저장해 둔다 | 사적 이용 범위 (매체 변환) |
| 내가 작곡한 곡의 악보를 변환한다 | 완전히 자유 |
| 저작권 만료 클래식 악보를 변환한다 | 대체로 자유 (출판사 판본 권리는 별도 확인) |
| 변환한 이미지를 가족에게 준다 | 사적 이용 범위에 가까움 |
| 변환한 이미지를 밴드 멤버 다섯 명에게 나눠준다 | 주의 필요 — 사적 범위를 넘을 수 있음 |
| 변환한 이미지를 학원 수강생에게 배포한다 | 허락 필요 가능성 높음 — 영리 목적 |
| 변환한 이미지를 블로그나 SNS에 올린다 | 공중송신 — 허락 필요 |
| 변환한 이미지를 판매한다 | 명백한 침해 |
| 불법 공유된 악보를 내려받아 변환한다 | 다운로드 단계부터 문제 |
교육 목적 예외
저작권법에는 학교교육 목적 등에의 이용에 관한 규정이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 대상 기관이 제한적입니다. 초·중·고등학교, 대학교 등 법에서 정한 교육기관이 중심이며, 사설 학원은 일반적으로 포함되지 않습니다.
- 수업 목적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범위여야 합니다.
- 일정한 경우 보상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 저작물의 전부가 아니라 일부 이용이 원칙입니다.
따라서 "교육 목적이니 괜찮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특히 영리 목적의 사설 음악학원이라면 이 예외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안전하게 쓰는 방법
1. 본인이 구입한 악보를 본인만 쓴다
가장 확실합니다. 정식으로 구매한 악보를 변환해 혼자 연습에 쓰는 것은 사적 이용의 전형적인 예입니다.
2. 자유 이용 악보를 활용한다
보호 기간이 만료된 클래식, CC 라이선스로 공개된 악보, 창작자가 자유 이용을 허락한 악보를 쓰면 배포까지 자유롭습니다.
3. 직접 만든 악보를 쓴다
악보 작성 프로그램으로 코드 진행을 직접 입력해 만든 악보라면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기존 곡의 멜로디를 옮겨 적었다면 그 멜로디는 여전히 원저작물입니다.
4. 배포 전에 허락을 확인한다
국내 음악 저작권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KOSCAP) 등이 관리합니다. 출판 악보의 경우 출판사에 직접 문의하는 것이 빠릅니다.
5. 공유가 필요하면 원본 구매를 안내한다
합주 멤버에게 악보가 필요하다면, 변환본을 나눠주는 대신 각자 원본을 구입하도록 안내하고 각자 변환해 쓰게 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ChordSticker는 어떻게 처리하나
서비스 차원에서 지키는 원칙을 밝힙니다.
- 업로드한 악보를 공개하지 않습니다. 다른 이용자가 볼 수 있는 갤러리나 검색 기능이 없습니다.
- 결과 이미지 주소는 서명으로 보호됩니다. 만료 시각과 서명이 포함되어 있어 주소를 모르면 접근할 수 없습니다.
- 임시 보관 후 자동 삭제합니다. 기본 24시간이 지나면 서버에서 지워집니다.
- 학습 데이터로 자동 수집하지 않습니다. 업로드된 악보를 모델 개선에 임의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 침해 신고에 대응합니다. 권리자의 정당한 신고가 접수되면 해당 자료를 즉시 삭제합니다.
다만 어떤 악보를 올릴지에 대한 판단은 이용자의 몫입니다. 서비스는 업로드된 파일의 저작권 상태를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 부분은 이용약관 제6조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보관 기간이 짧고 접근이 제한되지만, ChordSticker는 보안 저장소가 아닙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본인의 작품이나 대외비 자료는 올리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정리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 악보에는 곡과 판본, 두 겹의 권리가 있다. 곡이 만료돼도 판본은 살아 있을 수 있다.
- 사적 이용의 범위는 좁다. 본인과 가정 수준이며, 밴드나 학원은 대체로 넘어선다.
- 가공해도 원본의 권리는 남는다. 다이어그램을 붙였다고 자유롭게 배포할 수 있게 되지 않는다.
혼자 연습하려고 구입한 악보를 변환하는 것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결과물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순간 판단이 달라진다는 점만 기억해 두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