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를 처음 잡으면 "코드가 몇 개나 있나요?"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이론적으로는 수백 개지만, 실제로 대중가요 반주에 반복해서 쓰이는 개방 포지션 코드는 열네 개 남짓입니다. 이 열네 개를 손에 익히면 곡의 상당수를 반주할 수 있습니다.
이 문서에서는 운지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소리가 안 나는지와 어떻게 빨리 바꾸는지까지 다룹니다. 이 두 가지가 실제로 발목을 잡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아래에서 x32010 같은 여섯 자리 숫자는 6번 줄부터 1번 줄까지의 프렛 번호입니다. x는 치지 않는 줄, 0은 개방현입니다. 그림으로 된 코드표를 읽는 법은 코드 다이어그램 읽는 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왜 오픈 코드부터인가
개방현을 섞어 쓰는 코드를 오픈 코드라고 합니다. 초보 단계에서 오픈 코드를 먼저 배우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 손가락을 두세 개만 씁니다. 나머지 줄은 개방현이 알아서 울립니다.
- 힘이 덜 듭니다. 바레처럼 여러 줄을 한 번에 누를 필요가 없습니다.
- 소리가 풍성합니다. 개방현은 눌린 줄보다 길게 울리고 배음이 많습니다.
- 바레 코드의 기초가 됩니다. E형·A형 바레는 오픈 코드 모양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메이저 5총사: C G D A E
이 다섯 개가 모든 것의 출발점입니다. 영어권에서 "CAGED"라고 부르는 이유는 이 다섯 모양이 지판 전체를 덮는 체계의 기본이 되기 때문입니다.
C 메이저 — x32010
5번 줄 3프렛을 약지, 4번 줄 2프렛을 중지, 2번 줄 1프렛을 검지로 짚고 6번 줄은 치지 않습니다.
6번 줄은 치지 않습니다. 최저음이 5번 줄 3프렛의 C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약지 끝을 살짝 눕혀 6번 줄에 닿게 해두면 실수로 쳐도 소리가 안 나서 안전합니다.
G 메이저 — 320003
5번 줄 2프렛을 중지, 6번 줄 3프렛을 약지, 1번 줄 3프렛을 새끼손가락으로 짚습니다.
여섯 줄을 모두 울리는 시원한 코드입니다. 운지는 여러 방식이 있는데, 중지-약지-새끼로 잡는 것을 권합니다. 검지가 비어 있어서 C나 Cadd9로 넘어가기가 훨씬 쉽습니다.
D 메이저 — xx0232
3번 줄 2프렛을 검지, 1번 줄 2프렛을 중지, 2번 줄 3프렛을 약지로 짚고 6·5번 줄은 치지 않습니다.
세 손가락이 삼각형을 이룹니다. 6번과 5번 줄을 치지 않는다는 점을 잊기 쉬운데, 특히 스트로크가 빨라지면 5번 줄이 자꾸 섞입니다. 6번 줄은 엄지로 살짝 덮어두면 편합니다.
A 메이저 — x02220
4·3·2번 줄 2프렛을 검지·중지·약지로 나란히 짚고 6번 줄은 치지 않습니다.
손가락 세 개를 한 프렛 안에 나란히 넣어야 합니다. 손이 작으면 비좁게 느껴지는데, 손가락을 최대한 세워서 지판에 수직으로 놓으면 공간이 생깁니다. 1번 줄 개방음이 눌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E 메이저 — 022100
3번 줄 1프렛을 검지, 5번 줄 2프렛을 중지, 4번 줄 2프렛을 약지로 짚습니다.
여섯 줄을 다 울립니다. F 바레 코드가 바로 이 모양을 통째로 옮긴 것이므로, E를 중지·약지·새끼로 잡는 연습도 해두면 나중에 F가 훨씬 쉬워집니다.
마이너 3총사: Am Em Dm
메이저에서 3음을 반음 내리면 마이너가 됩니다. 지판에서는 손가락 하나를 한 칸 내리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A 마이너 — x02210
2번 줄 1프렛을 검지, 4번 줄 2프렛을 중지, 3번 줄 2프렛을 약지로 짚고 6번 줄은 치지 않습니다.
A 메이저에서 2번 줄만 2프렛 → 1프렛으로 내린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양은 E 메이저를 한 줄 옮긴 것과 같습니다. 실제로 손가락 세 개의 배치가 동일합니다.
E 마이너 — 022000
5번 줄 2프렛을 중지, 4번 줄 2프렛을 약지로 짚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개방현입니다.
가장 쉬운 코드입니다. 손가락 두 개만 씁니다. E 메이저에서 3번 줄 1프렛의 검지를 떼기만 하면 됩니다.
D 마이너 — xx0231
1번 줄 1프렛을 검지, 3번 줄 2프렛을 중지, 2번 줄 3프렛을 약지로 짚고 6·5번 줄은 치지 않습니다.
D 메이저에서 1번 줄만 2프렛 → 1프렛으로 내렸습니다. 세 손가락의 프렛이 모두 달라서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손가락 사이를 벌리는 좋은 연습이 됩니다.
세븐스 5종: E7 A7 D7 G7 B7
도미넌트 7th 코드입니다. 다음 코드로 강하게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어서, 블루스와 포크 반주에 빠지지 않습니다.
| 코드 | 운지 | 기억 요령 |
|---|---|---|
| E7 | 020100 | E에서 약지(4번 줄 2프렛)만 떼면 끝 |
| A7 | x02020 | A에서 3번 줄 손가락만 떼기 |
| D7 | xx0212 | D에서 1번과 2번 줄 손가락을 서로 바꾼 모양 |
| G7 | 320001 | G에서 1번 줄을 3프렛 → 1프렛으로 |
| B7 | x21202 | 손가락 네 개를 모두 사용, E로 강하게 해결 |
E7과 A7은 각각 E와 A에서 손가락 하나를 떼기만 하면 되므로 사실상 공짜입니다. 반면 B7은 네 손가락을 다 써야 해서 초보 구간의 첫 번째 난관입니다. E장조나 A장조 블루스에서 계속 나오니 미리 연습해 두면 좋습니다.
피할 수 없는 F
C장조 곡에서 IV도 자리에 계속 나오는데, 개방현으로 잡을 방법이 마땅치 않은 코드입니다. 단계적으로 접근하세요.
1단계 — 3줄 F xx3211
검지로 1번과 2번 줄만 함께 누릅니다. 세 줄이 빠져 소리는 얇지만, F가 나올 때 곡이 멈추지 않게 해주는 실용적인 대안입니다.
2단계 — 완전 바레 F 133211
검지로 1프렛 여섯 줄을 전부 누르고 그 위에 E 메이저 모양을 얹습니다. 자세한 요령은 바레 코드 정복 가이드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소리가 지저분한 이유 다섯 가지
코드는 잡았는데 "지지직" 소리가 나거나 특정 줄이 먹먹하다면, 원인은 대체로 이 다섯 중 하나입니다.
1. 손가락이 눕혀져 옆 줄을 건드린다
가장 흔합니다. 손가락 끝으로 눌러야 하는데 지문 면으로 누르면 옆 줄까지 덮습니다. 손톱을 짧게 깎고, 손가락을 지판에 수직으로 세우세요.
2. 프렛에서 너무 먼 곳을 누른다
두 프렛 사이의 정확히 가운데가 아니라, 다음 프렛 쪽에 가깝게 눌러야 적은 힘으로 깨끗한 소리가 납니다. 프렛 바로 위를 누르면 소리가 죽으니 살짝 뒤쪽입니다.
3. 엄지 위치가 잘못됐다
엄지가 넥 위로 올라와 있으면 나머지 손가락이 펴지지 않습니다. 엄지를 넥 뒤쪽 한가운데, 중지 맞은편쯤에 두세요. 그것만으로 손가락이 훨씬 잘 벌어집니다.
4. 손목이 꺾여 있다
손목을 몸쪽으로 접으면 손가락이 지판에 비스듬히 닿습니다. 손목을 앞으로 살짝 밀어 손바닥과 넥 사이에 공간을 만드세요.
5. 치지 말아야 할 줄을 쳤다
C나 D에서 6번 줄을 함께 치면 코드의 최저음이 바뀌어 소리가 흐려집니다. 뮤트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코드를 잡은 채로 6번 줄부터 1번 줄까지 하나씩 튕겨보세요. 먹먹한 줄이 있으면 그 줄을 막고 있는 옆 손가락을 찾아 더 세우면 됩니다. 이 습관 하나가 코드 품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줍니다.
코드 전환을 빠르게 만드는 법
코드를 하나씩 잡을 수 있게 되면 다음 벽은 바꾸는 속도입니다. 요령이 있습니다.
공통 손가락은 떼지 않는다
두 코드에 같은 자리를 짚는 손가락이 있으면 그대로 두고 나머지만 옮깁니다.
- C → Am: 검지(2번 줄 1프렛)가 그대로. 나머지 두 개만 이동.
- Em → E: 중지·약지 그대로. 검지만 추가.
- G → Em: 중지(5번 줄 2프렛) 그대로.
- D → Dm: 중지 그대로.
모양을 통째로 옮긴다
C에서 Am으로 갈 때 손가락을 하나씩 떼서 다시 놓지 말고, 세 손가락의 상대적 배치를 유지한 채 한 줄 아래로 밀어보세요. 실제로 두 코드의 손가락 배치는 거의 같습니다.
느리게, 정확하게
메트로놈을 아주 느리게(분당 50 정도) 켜고, 4박마다 코드를 바꿉니다. 한 번도 틀리지 않고 열 번 성공하면 5씩 올립니다. 빠르게 대충 하는 연습은 실수를 굳힐 뿐입니다.
박자를 놓치지 않는 것이 우선
전환이 늦으면 코드를 덜 잡은 채로라도 박자에 맞춰 치세요. 소리가 조금 이상해도 곡이 흐르는 편이 낫습니다. 멈춰서 코드를 완성하는 습관이 들면 나중에 합주에서 고생합니다.
이 14개로 칠 수 있는 진행들
실제 곡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진행입니다. 하나씩 연습하면 곡 하나를 통째로 연습하는 효과가 납니다.
| 진행 | 코드 | 느낌 |
|---|---|---|
| I-V-vi-IV (C키) | C - G - Am - F | 가장 많이 쓰이는 팝 진행 |
| I-V-vi-IV (G키) | G - D - Em - C | F를 피할 수 있어 초보에게 유리 |
| vi-IV-I-V | Am - F - C - G | 같은 코드, 시작점만 다름 |
| I-vi-IV-V | C - Am - F - G | 복고풍 발라드 |
| ii-V-I | Dm - G7 - C | 재즈의 기본 종지 |
| 12마디 블루스 (E키) | E7 - A7 - B7 | 블루스의 표준 틀 |
| i-VI-III-VII (Am키) | Am - F - C - G | 마이너 발라드 |
C키의 I-V-vi-IV에는 F가 들어가지만, G키로 옮기면 G-D-Em-C가 되어 바레가 하나도 없습니다. 원곡보다 음이 높아지긴 하지만, 카포를 쓰면 원래 조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방법은 카포와 조옮김 문서를 참고하세요.
정리
메이저 5개(C G D A E), 마이너 3개(Am Em Dm), 세븐스 5개(E7 A7 D7 G7 B7), 그리고 F. 이 열네 개가 통기타 반주의 8할을 커버합니다.
연습할 때는 코드를 정확히 잡는 것과 제때 바꾸는 것을 따로 훈련하세요. 둘은 다른 능력이고, 실전에서는 후자가 더 자주 발목을 잡습니다.
악보에 처음 보는 코드가 나올 때마다 검색하느라 연습이 끊긴다면, 악보를 ChordSticker에 올려 운지법이 붙은 버전을 만들어 두세요. 검색 없이 악보만 보고 끝까지 칠 수 있습니다.